홍대의 Wine Bistro 8

지난 토요일 홍대에 있는 와인바겸 레스토랑인 Wine Bistro 8에 다녀왔습니다. 초대받은 찰모님 깍두기로 따라간 거였는데 연휴에 시간이 더 많은 제가 먼저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음식사진은 찰모님께서 많이 올려주시리라 사료되옵니다.

Wine Bistro 8(이하 팔바)는 홍대앞 미스터도넛 건너편 스타벅스 건물 지하입니다. 와인바는 처음이었는데 역시~ 와인을 다루는 곳이라 그런지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분위기더군요. 층 하나만 바뀌었지만 알록달록하게 치장한 대학생들이 귀가 아프도록 수다를 떨던 스타벅스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되더라구요. 와글와글하고 지저분한 홍대 분위기도 좋지만 그 와중에도 가게만의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곳이 있어서 좋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재벌 주인공이 와인잔을 기울이는 곳 같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도서관 한칸처럼 와인이 빼곡하게 꽂힌 와인셀러가 눈을 즐겁게 합니다.     

           

실제로 드라마 촬영장소로 섭외가 많이 됐다고 하더군요. 사진은 팔바의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와인셀러가 입구에서 바로 보입니다. 입구에서 보이는 쪽 벽에는 테이블대신 그림과 잡지가 놓여진 공간이 있습니다. 파티가 열리거나 할때에는 와인잔을 들고 서서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자리 같습니다. 와인바의 특성인지 팔바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테이블수가 많지 않고 천정이 높아 공간이 트인 느낌이라 답답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바 전체적으로는 열린 느낌이지만 테이블에 앉으면 개인적인 공간을 가질 수 있게 금속고리발로 둘러놓은 자리, 깊숙한 복층 좌석이 있습니다.

자리에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식사코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와인따개 모양의 소믈리에 뱃지 단 지배인님이 리슬링와인(2006 브라우너 베르거 카비넷 Q.m.p)을 따셨습니다. 마트에서 사먹던 리즐링은 언제나 탄산와인이었어서 리즐링은 독일산 탄산와인 종류인 줄 알았는데....포도 품종이었던 거디었던 거시다. 탄산이 없는 화이트와인이었는데 쓴맛은 거의 없고 단맛이 적당히 돌면서 뒷맛이 깨끗합니다. 이어서 나온 구운관자+샐러드와 새우 베이컨말이, 프로슈토 루꼴라피자와 함께 마셨는데 관자보다는 새우요리와 프로슈토 피자와 먹을때 훨씬 맛있었습니다. 지배인님은 해산물과 잘 어울릴거라고 추천하셨는데 기름진 음식과도 잘 맞는 맛 같습니다. 혀가 아린 느낌이 전혀 없었던 신선한 관자(종종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관록과 연륜이 빛나는 톡 쏘는 맛의 관자를 쓰는 경우가 있어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이 야들야들하게 익을랑 말랑 한 아름다운 상태였고 샐러드 드레싱은 가볍게 잎사귀를 코팅하는 정도라 야채의 맛을 느낄수 있습니다. 프로슈토 피자는 사실 프로슈토보다 감칠맛이 나는 소스때문에 손이 많이 갔습니다...만 프로슈토의 상태/품질은 좋아 보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조각마다 돌아가는 프로슈토의 양이 너무 적어서 맛을 음미하려면 따로 떼어 먹어야한다는 것?

이어서 두종류의 파스타가 나오고 지배인님이 칠레산 레드와인(2005 오자다 까르미네르, 오르펠 바인야드, 까르미네르)을 따셨습니다. 레드와인은 쓴맛이 적어 부드럽게 넘어가고, Cedarwood향이라고 초대해 주셨던 바 관계자분이 그러졌던 것 같은데 톡 쏘는 나무향 같기도 하고 응달진 지하실같기도 한 친근한 냄새가 납니다. 그러고보니 삼나무로 지어진 하나야노모리 료칸에서도 비슷한 향이 났군요. 그쪽은 좀 더 햇볓냄새가 난달까 가볍고 산뜻한 향이지만.

파스타는 해산물이 들어간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와 쫀득쫀득한 고르곤졸라 감자뇨끼였습니다. 고르곤졸라 소스가 맛있어서 빵으로 닦아먹고 싶었........지만 빵이 없어서 ^^^* 그리고 이어서 나올 쇠고기 스테이크와 닭고기를 위해 뇨끼는 두 점만 먹었습니다. 안심스테이크가 아주 부드럽고 맛있었어요. 닭고기는 껍질과 함께 구웠는데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누린내는 전혀 없는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사이드로 나온 홈프라이 감자도 맛있고...

초대받아 오셨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먹다보니 어느새 후식으로 레몬샤베트가 나왔습니다. 커피와 홍차, 티라미수도 대접받았네요. 샤베트도 부드러웠고 티라미수 크림이 맛있었습니다. 레이디핑거를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해오셨다고 했는데 시트를 적시는 커피 양이 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티라미수는 집집마다 맛이 다른 게 또 재미니까...이런 스타일을 더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지요. 

식사코스는 재료도 신선하고 맛도 좋았으며 와인과도 잘 어울리는 훌륭한 조합이었습니다. 다른 식사메뉴도 기대가 되네요. 팔바의 전문을 좀더 살려서 식전주와 디저트와인까지 코디한 코스메뉴가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와인리스트와 메뉴는 홈페이지에서도 구경할 수 있네요.
Wine Bistro 8 홈페이지

초대해주신 곰부릭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다른 분들도 뵙고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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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 | 2009/01/27 19:41 | 이런저런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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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at 2009/01/31 13:05

제목 : 홍대의 괜찮은 와인바 'Wine bistro 8'
한때 '모 만화' 덕분에 와인을 애호하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적이 있지요. 사람들이 집에서 삼겹살과 함께 자연스레 와인을 마시는 문화가 퍼지고 있는 동안, 홍대에도 꽤 많은 와인바가 생겨있습니다. 이번에 그 중 하나인 '와인 비스트로 8'(Wine Bistro 8)에 다녀왔습니다. 지하에 있는 가게로 내려가는 계단 벽에 이름이 큼직하게 적혀있습니다. 이걸 eight로 읽어야 하나..했는데, 그냥 '팔'이라고 부른......more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1/29 09:28
역시 홈페이지의 사진이 더 반짝반짝.. 카메라의 한계인것일까요. ;ㅁ;
Commented by 지윤 at 2009/01/29 10:06
촬영용 조명을 쓰셨겠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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